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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사례

지적장애 동창 대상 위계추행 공범 사건, 항소심에서 실형을 집행유예로 바꾼 사례

1심에서 변론이 충분하지 못한 채 징역 1년이 선고되어 법정구속된 사건입니다. 항소심에서 합의를 이루고 12건의 양형자료로 의뢰인의 사정을 설명해 집행유예를 받았으며, 형이 가볍다는 검사의 항소는 기각되었습니다.

장애인성범죄 집행유예

Ⅰ. 사건의 개요

1심에서 의뢰인은 공범들과 국선변호인 한 명을 함께 둔 채 재판을 받았습니다. 혐의를 모두 인정했지만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고, 형을 줄일 자료도 충분히 내지 못한 상태에서 징역 1년이 선고되어 법정에서 구속되었습니다. 이후 가족의 의뢰로 강창효 변호사가 항소심을 맡았습니다.

사건은 의뢰인이 고등학교 동창 두 명과 함께 지적장애가 있는 같은 학교 학생을 상대로 저지른 일이었습니다. 이들은 SNS에서 피해자가 좋아하던 이성 친구인 척하며 피해자를 속였고, 메신저 대화방에서 피해자가 스스로 몸을 찍어 보내도록 유도하였습니다. 같은 대화방에서 장애를 조롱하는 메시지도 여러 번 보냈습니다.

적용된 죄명은 성폭력처벌법위반(장애인위계등추행), 장애인복지법위반, 모욕이었습니다.

Ⅱ. 사건 쟁점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한 이상, 항소심에서 다툴 것은 수감 여부 하나였습니다. 그 판단의 출발점은 법정형입니다.

성폭력처벌법 제6조 제6항은 신체적·정신적 장애가 있는 사람을 위계나 위력으로 추행한 경우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위계는 상대방의 착각이나 무지를 파고드는 기망 수단입니다. 판단력이 충분하지 않은 피해자에게 좋아하던 이성 친구로 가장해 접근하고 가상의 인물까지 내세운 이 사건의 수법이 바로 그런 경우였습니다.

성적 수치심을 준 행위는 장애인복지법에도 저촉되었지만, 하나의 행위가 두 법률에 걸친 상상적 경합이므로 형이 더 무거운 장애인위계등추행죄로 처단됩니다. 반복된 모욕이 경합범으로 더해져 처단형의 폭은 징역 1년에서 36년에 달하였습니다.

형이 확정된 뒤에도 부담은 이어집니다.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되고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기관 취업이 제한되며, 경우에 따라 공개·고지명령까지 붙을 수 있습니다.

Ⅲ. 강창효 변호사의 조력

죄를 모두 시인한 사건에서 결과를 바꾸는 힘은 양형자료의 충실함과 그 자료를 꿰는 논리에서 나옵니다. 강창효 변호사는 원심에서 공백으로 남았던 영역을 차례로 보완하였습니다.

1) 의뢰인의 삶을 보여준 12건의 자료

가장 먼저 한 일은 의뢰인이 어떤 환경에서 살아왔는지를 재판부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자료 12건을 정리한 것이었습니다. 아버지는 심장 판막 수술 이후 생계 활동이 어려웠고, 어머니가 꾸려 온 수제화 사업체는 경영난 끝에 부동산이 임의경매에 넘어간 상태였습니다. 이런 집안 사정을 아는 의뢰인은 사교육 없이 독학으로 대학 편입 시험에 합격해 부모의 짐을 덜고자 했습니다.

이 흐름은 아버지의 진료 기록, 사업체 등기부, 경매 개시 통지, 편입 합격 통지서, 등록금 납부 영수증으로 하나하나 증빙되었습니다.

2) 말이 아닌 행동으로 증명한 반성

수감된 뒤 의뢰인이 재판부에 보낸 자필 반성문은 스무 통에 이릅니다. 여기에 어머니가 직접 성범죄 재범방지교육 과정을 마치고 수료증을 낸 사실이 더해졌습니다. 아들을 바르게 이끌겠다는 다짐이 부모의 실천으로 먼저 확인된 셈입니다.

부모의 탄원서와, 4년 넘게 곁을 지켜 온 연인의 탄원서도 함께 제출해 출소 이후 의뢰인을 붙잡아 줄 관계가 있다는 점을 드러냈습니다.

3) 어렵게 성사된 합의

원심에서 합의가 되지 않은 배경에는 의뢰인의 역할이 있었습니다. 세 사람 가운데 범행을 기획하고 이끈 것이 의뢰인이었고, 모욕 메시지도 다른 공범보다 적게는 2배, 많게는 7배를 보냈습니다. 항소심 판결 역시 의뢰인의 책임이 무겁다는 점을 지적하였습니다.

강창효 변호사는 의뢰인과 그 어머니의 자필 사죄 편지를 피해자 측에 건네 사과를 전했고, 끝내 피해자와 법정대리인으로부터 처벌불원 의사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공판에서 재판부가 합의가 곧 면책은 아니라고 언급했기에, 합의에만 기대지 않고 나머지 자료를 더욱 촘촘히 보강하였습니다.

4) 형법 제51조에 맞춘 변론요지서

양형의 기준이 되는 형법 제51조 가운데, 변론요지서는 피고인의 연령·성행·환경을 다룬 제1호와 범행 후의 정황을 다룬 제4호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원심에서 변호인의 조력이 부족했던 사정, 항소심에서 합의에 이른 과정, 어머니의 교육 이수와 가족의 교화 의지를 한데 모아, 원심의 형이 과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지게 구성하였습니다.

Ⅳ. 결과

서울고등법원 제11-3형사부는 의뢰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이유가 있다고 보고, 원심판결 중 피고사건 부분을 파기하였습니다. 새로 선고된 형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며, 사회봉사 80시간과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수강,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및 장애인 관련기관 각 3년의 취업제한이 함께 부과되었습니다. 원심의 형이 가볍다며 검사가 낸 항소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판결은 의뢰인이 잘못을 전부 시인한 점, 전과가 없는 점, 항소심에서 피해자 측의 용서를 받은 점, 구속 이후 수개월의 수용 생활을 거치며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을 가진 점을 함께 고려하였습니다.

같은 사실관계라도 변론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실형과 집행유예가 갈립니다. 혐의를 인정하는 사건일수록 합의, 반성의 증빙, 의뢰인의 삶의 맥락을 재판부가 납득할 수 있게 정리하는 일이 결과를 좌우합니다.